환율: 13년 만에 1400원대…환율・금리・물가 ‘3중고'
환율: 13년 만에 1400원대…환율・금리・물가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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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원・달러 1400원대…환율・금리・물가 ‘3중고' - BBC News 코리아
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 만에 1400원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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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민생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5원 오른 1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전 1413.4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건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 왜 올랐나?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는데, 이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0.625%포인트로 역전됐다.
미국 달러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달러를 보유했을 때 보상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결국 국내 투자자금이 달러로 옮겨가면서 1달러를 사기 위해 한국 돈이 더 많이 필요해진다.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강달러'라고도 표현한다.
우리나라도 연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가계 및 기업의 부채 부담이 커지고 경제 위축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인상폭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다음 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라 한국은행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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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가계 빚은 약 1870조원 규모다
물가・가계 빚 우려 더 커진다
일단 높은 환율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국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값이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강달러까지 겹치면서 원자재를 수입한 다음 재가공해 판매하는 기업의 경우 환차익보다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150곳은 원・달러 환율이 평균 1206.1원일 때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이 높은 환율로 인한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할 경우 일반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달부터 라면・김치 등 주요 장바구니 품목 가격이 10% 내외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하면서 가계 빚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과도한 빚을 낸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더욱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빚) 규모는 약 1870조원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여행 엄두 못 내'
학업・사업・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미 달러 환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높은 환율을 실감하고 있다.
연말 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이영민씨는 "이전에는 먼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다음 태국 현지에서 달러를 바트화로 바꾸는 방법을 썼는데, 이젠 (원・달러 환율이 너무 높아져) 원화를 바트화로 바로 환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개인 간 미국 달러를 사고파는 거래글이 크게 늘었다.
판매자는 달러 가치가 크게 올랐을 때 갖고 있던 달러를 팔고,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달러가 필요한 사람들은 환전 수수료 등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개인 간 외화 거래는 신고 없이 5000달러까지 가능하다. 다만 위조 화폐 등의 사기 위험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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