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9. 7:30 https://blog.naver.com/hdshin7/222314760987 |
주총 시즌이 끝나면서 금감원 전자공시 사이트에 상장회사, 외부감사 법인의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가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중고차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보고서도 적지 않습니다. 10년 전 만해도 중고차시장에 진입한 기업의 수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자산이나 연간 매출액이 일정 규모를 초과하여 외부감사 법인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수가 이미 적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 확실합니다.
중고차와 관련된 기업들은, 중고차 매매나 해외 수출 혹은 매매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중고차 매매단지를 조성하여 분양 혹은 임대하는 기업, 중고차 매매업체를 대상으로 광고, 마케팅을 지원하는 기업, 자동차를 대상으로 리스, 렌탈, 셰어링 및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 형태도 다양합니다. 중고차를 대상으로 소비자 할부금융이나 사업자 재고금융을 제공하는 여신 전문회사들도 중고차시장의 핵심 관련 기업입니다.
2020년 한 해는 코로나 사태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온 아주 어려운 한 해 였습니다. 언뜻 중고차 관련 기업들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치로 확인되는 2020년 경영실적은 대부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부 고전을 한 기업들도 일부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전년 대비 혹은 타 업종 대비 좋은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자동차 사업 특히 중고차 관련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그간의 주장이 재무적 통계로도 확인된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이 블로그에 게시해 왔던 주요 중고차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손익 추이 그리고 운영상 특성과 관련하여 2020년의 데이터와 관련 상황을 업데이트 합니다. 이번에 순차적으로 정리해 보려 하는 대상 기업체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분석 대상 주요 중고차 관련 기업
■ 중고차 유통기업들의 2020년 매출 및 손익
1. 케이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케이카를 인수한 때가 2018년 4월이니 벌써 3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3년이 지난 만큼 지금 쯤 M&A의 성패를 짐작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무적 관점의 성과를 차치하고라도 한앤컴퍼니의 케이카 인수 및 초기 관리는 큰 무리없이 잘 진행된 듯 합니다. M&A를 전후해서 발생한 중고차시장 최초의 노조 결성 사태도 큰 무리없이 관리를 해서 안정을 시켰고, 조이렌터카의 인수 및 이후 재 합병 그리고 케이카 캐피탈의 설립과 성장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역시 투자와 경영이 접목된 인수 합병 전문기업의 면모가 드러난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사모펀드라는 기업의 속성 상 3년이라는 숙성 기간이 경과한 만큼 재 매각에 대한 뉴스가 가끔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어느 어느 특정 기업 등 인수 후보군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보도로는 당장은 재 매각 보다는 기업 공개를 통한 투자금 일부 회수 및 이후의 매각으로 중장기 엑시트 방향을 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 모델이 아니라 투자와 경영을 병행하는 독특한 사업 모델을 지향하는 기업인 만큼 그런 방법도 충분히 고려 가능한 처리 방향으로 이해가 됩니다.
▶ 케이카 매출 및 손익 현황(단위 : 백만원)
※ 데이터 소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감사보고서)
케이카의 2020년 매출액은 약 1조 3천억원 입니다. 전년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기타 매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가 매출액 증가율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여 당기순이익이 약 24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판매(소매) 네트워크는 2021년 4월 현재 전국에 걸쳐 3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말의 38개 대비 1개 점포가 증가했습니다. 홈 페이지에 게재된 케이카의 최근 평균 광고게재 대수는 약 7,400대 인데 전년 대비 오히려 소폭 감소했습니다.(광고 게재대수와는 다르게 실제 보유 재고대수는 10%~20% 정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품화 과정에 있는 신착 재고도 있고, 상품화를 하지 않고 직접 자사 경매에 출품하여 판매하는 저품질 재고 차량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액이 전년대비 12% 증가했다는 것은 “홈 엔카”라는 온라인 비대면 판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전체 판매대수의 약 40%가 홈 엔카를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케이카는 자사 판매점에서 중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할부금융을 이용할 경우 관계 회사인 케이카 캐피탈을 이용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 말에 설립된 케이카 캐피탈은 2년 만인 금년부터 손익이 당기 순이익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케이카 판매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케이카 캐피탈의 할부채권도 계속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동 회사의 매출과 손익은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케이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신용 등급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연체나 대손율도 타 캐피탈 회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케이카 캐피탈의 매출, 손익 현황(단위 : 백만원)
※ 데이터 소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감사보고서)
케이카의 매출액은 중고차 판매(소매, 경매) 금액 외에도 경매수수료, 품질보증료, 할부 및 보험 리베이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매출 상세내역에서 살펴 보기로 합니다.
▶ 재무 상태(단위 : 백만원)
※ 데이터 소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감사보고서)
2020년 결산 결과에 따르면 케이카의 순 자본액(총 자산 – 총 부채)은 약 1,710억원 입니다.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는 이런 순 자본액의 크기가 회사의 가치(몸값)를 판정하는 기준의 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사례를 보면 순 자본액이 크지 않아도 미래의 성장성이 클 경우 오히려 그 성장성을 기업 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2020년 12월에 임시 주총을 통해 주식발행초과금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습니다.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잉여금과 주주의 출자에 따른 자본 잉여금은 그 성격이 같지 않은데 이렇게 임의로 계정대체를 할 수 있는지 혹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케이카 매출 상세 내역(금액 단위 : 백만원)
※ 데이터 소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감사보고서 주석)
케이카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총 1조 3,231억원 입니다. 그 중 중고차 소매와 경매 매출액이 1조 2,771억으로 9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 품질보증 매출액이 약 360억원(2.7%)이 있고 기타 경매수수료 약 56억원(0.4%), 그리고 할부,보험 리베이트 수입이 약 44억원(0.3%) 입니다. 중고차 매매 매출이 매출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이익의 구성비율은 좀 차이가 있습니다. 총 1,438억원의 매출이익 중 중고차 매매 매출이익이 1,070억원(74.4%)이며 기타 부문의 매출이익이 368억원으로 그 구성비율이 25.6%에 달합니다. 기타 부문의 매출이익 기여도가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특히 품질보증에 따른 매출과 매출이익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일반 중고차 매매업체들이 소비자 비용 부담을 이유로 보증 제도의 운영에 소득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케이카는 오히려 품질보증을 매출 증대의 기회로 적극의 활용하고 있습니다.
순수 상품중고차 매출에 따른 이익율은 2020년 기준으로 8.4%로 나타납니다. 2018년의 8.0% 및 2019년의 8.1%에서 소폭이지만 계속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000원의 상품 중고차를 판매하면서 평균 84만원의 순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유통업종의 평균 마진율이 얼마 인지는 잘 모르지만 중고차 시장 기준으로는 8% 대 매출이익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일부 수입차 딜러의 인증중고차 매출이익율이 15% ~ 20%를 보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 사례입니다. 인증 중고차 매출이익이 사실상 임포터의 마케팅 지원금액 수준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케이카의 영업 거점은 현재 39개이지만 일부 지방지역의 거점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지방 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 확장도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의 신뢰와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거점 확장에 따른 리스크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려되는 점이 전혀 없지도 않습니다. 바로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 이슈입니다.
만약 현대자동차 그룹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목적으로 직접 중고차를 매매하는 형태로 이시장에 진입할 경우에는 케이카가 그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차판매점이라는 주력 중고차 공급처에서 양질 중고차 확보를 둘러 싸고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케이카는 현재 대형 법인체나 경매장 등을 통해서도 상품 중고차를 매입하지만 주력 매입경로는 역시 현대,기아의 신차 판매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고차 허위매물을 이용한 기만적 영업행위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으면서 케이카 등 투명도가 높은 매매사업체에 대한 신뢰 및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신차 메이커의 중고차시장 진입에 대해 소비자들이 적극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도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중고차시장 내 기존 기업형매매업체 만으로는 시장의 내적 자정이나 소비자 보호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듯 합니다. 케이카도, 일반 중고차 사업자들도 모두 반성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케이카는 국내 최대의 중고차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에 대해 수준 높은 판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도 있지만, 중고차시장 내 리딩 기업으로서 중고차 사업자들에게도 올바른 사업 원칙과 지향 방향을 실행으로 보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생각합니다. 영업의 현장에서 늘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모두가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을 지탱해 나가는 동류 사업자이고 구성원이기 때문입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괴로움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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