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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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9. 12:40 https://blog.naver.com/kycho45/220678639266 |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108.7엔으로 마감했다. 일본의 고질병인 '엔고의 덫'으로 인한 고통이 다시 시작됐다.
아베 정부가 들어서면서 20년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적인 돈 풀기 정책을 시작하면서 엔화 환율이 달러당 85.63엔에서 2015년 6월에는 125.63엔까지 올라갔다. 아베노믹스는 본원통화를 270조 엔 규모로 확대하는 통화정책과 13조 엔 규모의 재정정책을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하자는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200조엔(약 2,120조원) 넘는 돈이 뿌려졌다. 그런데 올해 들어 엔고로 인해 기업이익이 5조엔(약 53조원)이나 증발했다.
최근의 엔고 현상은 어떻게 보면 일본의 경제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국가부채 비율도 GDP대비 250%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비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다. 유럽 재정위기를 불러왔던 그리스가 177%, 그리스 채권을 과다 보유한 이탈리아가 132%, 포르투갈이 130%를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서도 훨씬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을 가져온다. 엔화는 국가부채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부채의 90% 이상을 일본 국민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한 저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은 저축율이 높기 때문에 은행에 예금한 돈들이 지금까지 국채를 사주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엔화 강세에 배팅을 하고 있다. 아이켄그린 교수가 말하는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려버린 것이다.
은행은 돈을 굴려서 예금에 대한 이자를 줘야 하는데,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이나 부동산에 대출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은행은 보수적이라 주식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은행은 일본 국채를 사기 시작했다. 대량으로 국채를 매입하니 국채수익률은 떨어졌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0.2%까지 떨어져도 계속해서 국채를 매입한다. 정부로서는 갚아야 될 이자가 떨어지니 부담이 감소한다.
문제는 만일 경기가 회복되어 국채금리가 상승을 타게 된다면 GDP의 2.5배의 빚을 지고 있는 일본은 재정파탄으로 망할 거라는 것이다. 아니면 GDP의 2배가 넘는 채무를 지고 있었던 1944년 처럼 국가가 몰수하여 해결하는 방법이다. 1944년 당시 일본 정부는 전쟁을 핑계로 예금된 돈의 50%를 강제로 몰수하고 나머지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어찌됐든 현재 엔화는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엔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이어진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미루는 바람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 상대적으로 엔화가 강세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증시가 진앙이 되어 국제 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한 때는 일본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안겨줬던 아베 정부의 3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아베 정부는 그냥 두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1월 시행한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더 낮추든가 내년 4월로 예정되어 있는 소비세 인상 시점을 더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재정을 더 쏟아 부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당초의 아베노믹스는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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