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미개발 전략무기 이동비용은 업체부담 협조 시가행진 등 전 비용 포함하면 역대 최대 규모 예산지난달 26일 진행된 올해 국군의 날 행사에 예산 1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의 날은 10월1일이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를 감안해 기념식을 앞당겨 치뤘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시가지 행진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최대 예산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국군 3축체계 장비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국군 3축쳬계 장비들이 시내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서울 중구 광화문 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첨단 무기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국군의 날 행사 예산은 79억원 가량이 배정됐지만,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22억원을 추가로 투입됐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의지로 행사규모가 커지면서 국방예산이 추가로 투입된다"고 전했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는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2013년 이후 10년만에 서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시가 행진도 진행됐다. 동원된 장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가 행진에는 병력 4600여명, 장비 170여대가 동원된다. 육군의K21보병전투장갑차와K2흑표 전차,K9자주포와 함께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천궁·M-SAM),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등이다. 흐린 날씨 탓에 회전익과 고정익 공중전력을 이날 비행하지 못했다.
방산기업들은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한국형전투기KF-21보라매, 소형무장헬기(LAH), 중고도무인항공기(MUAV) 등의 비행 시범과 군단급 무인기-Ⅱ,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무인수상정, 다목적 무인전술차량 등의 지상 사열 동원을 위해 예산을 투입했다. 국방부는 이들 무기체계 동원에 소요되는 비용을 업체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항공기 유류비, 조종사·정비사 및 안전통제 요원 인건비, 발사대 등 이송 차량 운송비, 장비 보험료 등에 수 십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금액까지 합하면 올해 국군의 날 행사에 투입된 예산만 13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역대 최대 예산이 들어간 셈이다.
시가행진은 과거 정부에서도 열렸다. 1998년 김대중 정부때부터는 5년 주기, 즉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한 번만 하는 식만 개최됐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 이명박 정부(2008년), 박근혜 정부(2013년)에도 시가행진이 열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때인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이 열리면서 시가행진은 취소됐다.
마지막으로 열병식을 개최한 2013년에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과 경축연 등 행사 비용으로 91억9000만원을 집행했다. 군은 2018년 70주년 행사도 대규모로 개최할 생각이었지만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열병식 등을 생략하고 간소하게 진행했다. 당시 예산도 편성액(79억1000만원)의 34%인 27억2000만원이다.
북한의 경우 열병식 행사를 위해 1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북한 1년 예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당시에는 북한이 행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 조달을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건설사업이나 열병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가구당 중국 돈으로 40위안(한화 약 7461원)씩 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열병식도 마찬가지다. 2017년 당시 열병식에 투입된 금액만 8억 1000만 루블(한화 약 160억)에 달한다. 미국의 열병식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열병식은 2019년 예산이 9200만 달러(한화 1038억원)에 이른다. 항공기를 비롯해 각종 무기와 병력 동원에 약 5000만 달러, 보안을 비롯해 부대 경비로 나머지 4200만 달러가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