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손맛은 봤다. ( F-14, 걸프전 공중전격추 사건 : 1991. 2.6. )

걸프전 종전후 귀환한 Mi-8 킬러. "위치타 103". 미라마 해군기지에서 촬영.
'수빅'만 4일 기항 후, USS 레인저 항모타격단은 1991년 1월 3일 출항에 나섰다.
목표는 중동해역.
작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1월 15일까지 도착해야만 했다. 항모전단의 주력인 제2항모항공단(CVW-2)의 장병들은 작전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동중에 작전준비를 한 덕분에 항모 '레인저'의 비행대는 1월 17일 이른 아침 사막의 폭풍 작전 1차 공습에 참가할 수 있었다.
당시 중동해역의 미해군은 이라크군의 전략에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익히 아시듯이 80년대 이란과 이라크는 서로간에 전쟁 중이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전쟁과 무관한 제3자인 민간상선들도 공격했다.
게다가 이라크군의 미라지 F-1EQ는 프랑스제 엑조세 미사일로 미해군 프리킷"스타크"를 공격해 (대외적으론 실수라고 하지만, 지금은 이라크 측에서 고의적으로 했다는 얘기와 관련 사진자료가 공개되기도 했다) 함이 심하게 파손되고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미해군의 항모전단들은( 6척이 동원됐다) 함대 초계임무에 매우 신경을 써야했다.
레인저는 소속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VAW-116)를 띄워서 취약 지역을 집중 수색했고, 함대방공의 핵심인 F-14에게도 초계임무가 부여됐다.
레인저 항모 소속 "스튜어트 브로스" 대위는 VF-1 울프팩 소속의 F-14 톰캣 조종사로 함대초계임무를 맡았다.
일부 톰캣들이 직접 폭격대의 일원으로 호위임무에 참가하는데 비하면 중요하기는 해도 지루한 임무인 것은 분명했다.

2월 6일 격추 당시 함께 출격했던 편대기. 호출부호는 "위치타112" 였다. 격추를 기록한 브로스 대위의 기체는 "위치타 103".
1월 24일,
이들 초계임무 조종사들이 고대하던 이라크군의 미라지 F-1EQ-4 2기가 페르시아만 해상에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톰캣의 몫이 아니라 동맹군인 사우디군 F-15C의 것이었다. 사우디 파일럿들은 2기 모두 사이드와인더로 격추해 손맛을 보기는 했다.
2월 6일,
"스튜어트 브로스" 대위는 간만에 지루한 초계임무 대신 폭격대 호위임무를 맡게 됐다.
항모 레인저 소속 비행단의 주간 폭격 임무를 위해 지원나온 이웃 항모 비행단 소속 부대에 대한 호위임무였다.
브로스 대위의 F-14에는 VF-1 비행대의 지휘관인 "론 매켈라프트"중령이 후방석(RIO)로 탑승했다.
함께 임무에 투입된 톰캣에는 "스캇 멀린/ 댄 짐버로프" 대위들이 탑승했고 이들 모두 스패로우와 사이드와인더를 각각 4발씩 탑재했다.
항모를 이륙하자 인근 상공에 떠 있던 E-2C 호크아이(VAW-116)이 변경된 지시를 내렸다.
공군의 급유기를 찾아가서 연료 채운다음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일대에서 초계임무를 수행하라는 것이었다.
급유기로부터 연료를 가득 채운 이들 톰캣은 북상해서 이라크 공역을 향했다.
대략 10분쯤 흘렀는데 현장 일대를 담당하는 미공군의 AWACS가 공역에 수상한 비행물체가 있으니 가서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군 톰캣 편대의 승무원들은 미그-29를 만날 수도 있으니 최악의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하자며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한 대비를 했다. 사실 이즈음엔 미공군의 F-15들이 연일 이라크 공역에서 적기를 사냥하고 있었다.
미공군의 조기경보기가 말한 공역에 도착했지만 톰캣의 레이더 스크린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조기경보기의 오퍼레이터는 발견했다며 알려왔지만 현장의 해군 파일럿들은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그때, "왼쪽에 헬기가 보인다!" 라는 외침이 인터콤을 통해 울렸다.
브로스 대위는 급격한 좌선회 기동 (7G의 압력은 될법했다고) 을 하며 해당 공역으로 날아갔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사막색 위장이 적용된 이라크군의 MI-8 무장수송헬기였다.

대체로 이런 기종이다. 구소련권에서 볼 수 있는 Mi-8 계열.
대위의 톰캣이 헬기를 향해 접근하자 기체에 달린 사이드와인더가 발사준비를 알리는 신호음을 내기 시작했다. 브로스 대위는 기체 왼쪽의 무장탑재 레일에 달린 사이드와인더를 선택했다.
대위의 사이드와인더는 곧장 날아가 헬기의 우측엔진 배기구를 뚫고 들어가 터졌다. 헬기는 분해되며 사막에 떨어졌다.
헬기 잔해가 떨어진 사막 위를 날면서 대위는 AWACS와 교신해 경과를 보고했다.
" splash One! , 음.. 헬기였다!"
브로스 대위의 편대는 다른 톰캣 편대와 합류해 급유기를 향해 날아갔고, KC-135로부터 재급유를 받은 다음 다시 공역초계를 돌았다.
야간이 되어서야 초계임무에서 해제돼 항모로 귀환할 수 있었는데 이미 격추 소식이 퍼진 '레인저' 에서는 많은 이들이 축하해줬다.
그리고 기체에는 헬리콥터의 형상이 새겨졌다.
고대하던... 미그... 킬러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브로스 대위는 'Mi- '킬러가 됐다 (러시아제 헬기 대부분은 Mi-로 시작되는 제식코드를 쓴다).

미군 식별표지 왼쪽 상단의 헬기 모양이다.
이후에도 항모 레인저의 VF-1 소속 톰캣 파일럿들은 유사한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적과의 접촉 기회는 없었고 2월 28일 종전과 함께 데저트 스톰 파견출격은 막을 내렸다.
참고로 F-14 톰캣을 최초로 인수한 비행대 중 하나인 VF-1은 1993년 9월 30일에 해체됐다.
이 비행대는 1975년 사이공 함락 당시에 남베트남 하늘에서 초계임무를 수행했던 톰캣 부대이기도 하다.

항모 레인저 소속 1991 걸프전 참전 F-14.

1975년 프리퀀트 윈드(사이공 철수) 작전 당시 공역초계 중 촬영된 VF-1의 F-14. 테일 코드가 NK 다. 이후 소속이 바뀌면서 쭉 NE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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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sundin13/22226617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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