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다녀보고 성과내고 퇴사해본 대기업의 장점과 단점

GODblessus 2023. 5. 6. 18:50




한국에서 그런 저런 대학 나오고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성공의 동아줄은 취업이다. 
전문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 자가 들어가는 직업은 대학을 선택하는 순간 멀어져 간다. 

어영부영 세월이 흐르는 대로 살아가다 군대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일개 소시민의 아들은 1등급 판정을 받고 군대를 가게 되었다. 

그렇게 군대를 마치고 나면  불현듯 " 내가 장가갈 수 있을까? " 라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지방대학과  놀기만 해서 2점대의 학점 / 토익도 한번 안 쳐본 25살에게
세상에서 월급을 받는다는 건 정말 가혹하고 막연하기만 했다. 
 
 주변을 돌아보고 자문을 구해보면 다 취업해야 된다고 한다.
 
좋은 기업에 들어가야지만 
그 다음 프로세스 (결혼, 출산) 이 가능한 거 같기만 했다.  
아니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을 획득할 수 있는 셈이였다. 

친구, 선배, 부모들도 취업이라는 길이 유일한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했고 
자의든 타의든 나도 경험하지 못한 회사라는 미지 세계를 향해 나아갔었다. 
 
1.  대기업 입사하기


 
취업을 위해서는 필사적 노력이 필요했다.   
그 노력과 성과를 내다보니 대기업 취업은 아주 쉽게 이어졌다. 
 
대학교 4학년 1학기 4개 대기업에 원서를 쓰고 1개의 대기업에 합격했다.
H 중공업이였는데 조선회사 였다.  
왜 그 기업과 업종을 선택했냐? 면  
사람인 구직 사이트의 연봉순위의 1위 기업이였기 때문이였다. (2008년 기준) 
 
나머지는 대학교 빨이 딸리는지 4학년 1학기 재학중인 학생에서 면접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H 중공업의 건설부문은 아주 재밌고 다이나믹해서 일의 재미를 많이 느끼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즐겁게 업무를 할 수 있었다.

근데 내면속에서 아쉬운게 있었다. 
 
 
1) 네임 밸류 (인지도)
 
그건 소개팅을 할 때 내 회사를 말하면 여자들이
무슨 회사인지 잘 모르고 내가 회사의 홍보팀이나 된냥
부가 설명을 해야되는 상황에 직면하곤 했다. 
할머니들도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네임 밸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2) 글로벌 업무 환경
 
 
국내 현장은 조금 무료했다.
영어도 쓰고 일어도 쓰는 직업이고 글로벌한 회사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국내용이라 조금 시시하기도 했다. 
 
1년의 그 회사를 다니면서 가졌던 생각은  "내가 문제인가? 회사가 문제인가? 이다. 회사가 문제라는 가정하에 다른 더 큰 기업으로 입사지원을 했다. 
 
 
 
1) 네임 밸류 - 결혼에서 상한가로 팔수 있는 네임밸류
2) 글로벌 업무 - 외국어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업무
3) 높은 연봉   - 국내 Top 급의 연봉 
4) 오너 기업 - 오너가 없으면 큰 방향성이 없이 우왕자왕 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을 고려해서 S 로 신입 입사를 했다. 
쉬는 날 적당한 핑계? 를 대면서 면접을 봤고 운 좋게 합격했다.  
 
사실 대학 때는 S 그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업무량 등) 때문에 입사 지원조차 안 했던 기업이였지만 실상을 알아보니 구직 사이트의 연봉 정보는 거짓이고 / 무엇보다 할머니들도 아는 인지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  성과내기
 
 
 
S 회사는 처음에는 재밌고 흥미로운 곳이다. 
 
1) 당시 새로운 CEO 는 신규 사업과 확장 / 비전이 명확하고 조직원 전원이 잘해보자는 진취적인 분위기 였다. 
 
2) H 중공업과 스케일이 다른 사업규모가 있었다. (글로벌 ) 
 
3) 그룹에서 관리되는 인사시스템 등 내부 시스템이 잘 짜여있었다.
 
4) 대중의 인지도가 좋았다. 회사 위치도 서울 강남역이라 여가 및 연애하기가 좋고 뽀대?가 나는 회사였다. 
 
5) 연봉이 국내 기업에서는 Top 급이다. 
 
 
기술 설계직으로 입사가 되어 다양한 업무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성과도 좋았던 회사였다. 
 
배울 수 있는 기술직이라 주말도 모르고 회사에서 스터디도 많이 하고 진취적으로 살아 갈 수 있었다
 
 
 
 
고과도 나름의 최고 "가" 등급까지 올라갔고 고과에 따른 연봉도 같이 입사한 동기들 보다는 높게 형성되었던거 같다.






 
3.  그만두기




회사에 대한 불만 , 미래에 대한 비전 부재와 이 삶의 돌파구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과감하게 퇴직을 해야했었다.  회사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건 나 자신이나 남은 조직원에게 미안한 일이니깐...


신입 연수 후 CEO 표창까지 받았고 열정적으로 달려왔던 조직이였지만


"똥인지 된장인지 경험하고 찍어보고 알기에는 내 인생은 한번 뿐이고
내 인생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결단을 안 내리면 죽어서 관에 들어갈 때 억울할 꺼 같아서 퇴직해야 했었다.


내가 생각했던 퇴직의 사유는





1) 오너가 방향을 못 잡고 있다. 비전이 없다 
 
건설업은 오너가 투자하기에 리스크가 크고 성과가 적다. 휴대폰처럼 대량생산을 통해 이익률을 크게 가져갈 수 있는 사업구조가 아니라 one by one 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률이 갈 수록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인력 비중이 큰 사업구조라서 간접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이런 사면초가의 사업구조에서 오너가 내려야 하는 결정은
 
A. 대책으로 위기 돌파 
B. 회사 폐업 
 
이지만 둘다 손도 못 대고 내부 임원이나 사장도 방향을 못잡고 있었다. 
조직원들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 그냥 조용히 있는게 사는 길이고 까라는 대로 까는게 정답이였다."  일을 해도 잘해도 인정을 못 받고 못해도 욕 듣는 구조였다.  
 
 
 
2) 오너의 시스템이 내부의 권력자? 및 양아치들에 의해 훼손되어 있고 그룹에는 허위적으로 보고가 된다.
 
 
결과적으로 퇴사를 결정한 이유는 특진에 누락되었기 때문이고 이는 그룹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이  회사 자체적으로 망치고 있는 케이스이다.  
 
그룹 내 다른 회사는 매뉴얼적으로 특진자가 결정되는데 
S 는 내부 권력이 작용되어 있었고 이를 그룹에 허위적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오너는 창의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내부 댐퍼 그룹(충격을 완하하는 댐퍼) 는 자신의 안녕이 더욱 중요하다. 
 
신입 때는 모두가 같은 길로 "으쌰으쌰" 하는 조직인 줄 알았는데 대부분의 조직원은 회사에서의 안녕과 달마다 들어오는 월급이 더 중요한거 같았다. 
패배주의, 무사안일주의 , 보신주의에 빠진 조직이였다. 
 
사장부터가 회사를 매각할 궁리만 하는 상황에서 어떤 성장이 가능하겠는가?
 
 
3) 지식 노동의 단가가 안 맞다. 
 
 
 
업무를 하다보면 부장/차장급의 업무력이 떨어져서 사원,대리급에 의존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몇 천억의 아이템의 설계를 사원급이 책임지고 이끌어 가고 
기술이 있는 간부나 업무력이 있는 간부는 없었다. 

나름의 대기업인데도 이렇게 기술인력이나 핵심 인력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경영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이란 나라에서 핵심 인력은
대기업이 아닌 다른 곳? 에 있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사원, 대리 단가로 머리 써주기 아까울 정도로 혹사 당하는 느낌이였다. 
 
굳이 한달에 400만원 받고 머리 쓰기는 너무 억울했다.  
다른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듯 했다. 
 




4. 대기업의 장점과 단점 
 
A. 장점 
 
1) 네임밸류  
 
그나마 결혼하기는 좋다. 거품이지만 비싸게 ? 팔기 좋다.
특히나 여성이나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님들은 대기업이라고 하면 영원히 평안한 직장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실상은 아닌데....)
 
 
 
2) 무난한 인맥
 
 
요즘 시대의 화이트 칼라는 중산층? 에서 자라서 좋은 대학에 성격도 둥글고
해외 연수까지 다녀온 친구들이 많다.
주변 인맥들이 나름 화이트 칼라 전형이라 모난 사람이 없다.
근데 재밌거나 특출난 사람도 없다는 건 단점 
 
3) 나름 높은 연봉
 
전문직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몇십만원 더 받는 다고 우쭐댈 수 있다. 
 
또 가족들 의료비 지원, 대학까지 지원되는 교육비를 통해 예상치 못한 목돈지출에서는 든든할 수 있다.
 

 
B. 단점 
 
 
1) 닭이 된다 
 
 
날 수 있는 "새" 로 입사해서 닭이 되어 시간이 흐르면 도망도 못간다.
도둑고양이 처럼 내성적으로 변해버린다. 
 
그것이 조직에 적합할 수도 있는 진화지만 개인에게 있어서는 가혹한 진화? 이다.
이제 MB 의 현대건설 고속승진의 기회도 없고 시대도 아니다.
평생 노예로써 살다가 대체가능한 인력이 되어가도 달리 도망갈 여력이나 자본이 없다.​
 
 
2) 내 삶의 주체는 회사 
 
 
회사는 까라면 까는거다. 조직의 움직임에서 개인의 삶은 나약하고 취약하다.
본사에서 고위 임원들을 보면서 그런 회의는 더 커진 것 같다.
본인과 가족의 삶을 희생하면서 남은 건 스트레스로 인한 병과 외로움이 커 보였다.
 
실로 출산을 앞 둔 와이프, 병 투병 중인 와이프를 두고 해외로 보내는 일도 많고 타지에서 임무 수행 중에 쓸쓸하게 고인이 된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회사가 내 삶까지 컨트롤 하는 구나 라는 씁쓸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3) 평생 중산층이다. 
 
몇십만원 더 받아서는 부자가 되지 못하고 중산층으로 살다 죽게 된다. 
주변과 비교해서 자위할 수는 있지만 인터넷으로 비교되는 이 시대에는
초라한 우월감만 생긴다.  
 
대기업을 다니면 언론과 사회에서는 사회의 기득권으로 취급하여 각종 혜택에서 소외시켜서 사회의 혜택은 손 댈 수 없다.  
 
 
5. 추천하는 회사 
자본가와 노동자의 2분법적 프레임에서는 자본가가 답이다.
허나 노동자의 삶을 살아보고 삶의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월급 맛을 보고 적응해버리면 자본가의 길은 멀어져 간다.
​월급은 달콤한 독이다.
 
대기업 2 곳을 다녀보면서 느낀 점은 
 
나 자신도 그렇고 사람들이 취업을 할 때
회사 선택에서 성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데이타(명성, 인지도)에 집착했던 거 같다.  
 
만약 성장성이 큰 산업에서 근무했다면 조금 다른 결론이 왔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지식노동자는 자본가 아래일 뿐이다. 
 
 
 
A. 성장성이 큰 회사
B. 성장성이 큰 산업
 
은 추후 취업을 고민하는 세대들에게 조언하는 회사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듯이 성장이 안되는 회사에서는 기회도 없고 개인의 성장도 없다.
 
주식을 고르듯이 취업도 회사와 산업의 성장성, 지속가능성을 보고
자신의 삶을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직에서의 경험은 중요하다. 조직은 경험하되 너무 젖어들면 안된다.  
퇴직을 생각하는 사람은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서는
 
"내가 문제인가? 회사가 문제인가? " 라는 고민에서  
더 큰 회사를 경험하고 끝내는 것도 아쉬움이 없을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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