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한 ‘달러’

GODblessus 2023. 7. 31. 21:42
시리즈돈의 탄생

4화.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한 ‘달러’

 

4화.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한 ‘달러’

[BY 현대지성] 미국의 달러가 황금을 제치고 ‘화폐의 왕’으로 등극한 것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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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달러가 황금을 제치고 ‘화폐의 왕’으로 등극한 것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달러가 패권을 장악하는 과정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 그 과정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쳐 이루어졌다. 1단계는 금 소유 금지, 2단계는 달러와 금 연계, 3단계는 금의 완전 퇴출이었다.  
 
 

 
1단계: 금 소유를 금지하다

제1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은 강대국의 꿈을 실현하려면 달러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계화폐인 금의 지위를 무너뜨리고 그 지위를 대신해야 달러가 비로소 세계 중심 화폐의 왕좌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수천 년 인류 역사에서 금(金)과 부(富)의 동일성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위기나 재난이 발생해 지폐가 심각하게 평가절하하거나 완전히 휴지 조각이 되면 가지고 있던 금을 주고 생필품과 맞바꿀 수 있었다. 금과 지폐의 자유로운 태환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자유이자 생존권의 초석이었다. 정상적인 사회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 소유의 금을 무리하게 빼앗으면 심각한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극단적인 특수 상황에서만 국민은 비로소 자신의 기본권을 잠시 포기할 수 있을 뿐이다.
때마침 1929년 경제 대공황이 발생했다.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경제 안정을 명분으로 은행의 황금 태환을 금지했다. 그리고 미국 국민이 가지고 있던 모든 황금을 매입했다. 아무 이유 없이 황금을 숨기면 10년의 금고와 25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졌다. 
또 루스벨트는 1934년 1월에 〈황금준비 법안〉을 통과시켰고, 금값은 1온스에 35달러로 안정되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인들에게는 금을 태환할 권리가 없었다. 국민들은 법에 따라 금을 상납한 것도 모자라 곧이어 저축한 돈의 절반을 눈앞에서 빼앗긴 셈이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은 경제공황을 이용해 금본위제를 폐지하는 첫 번째 단계를 완성했다. 
   

  
2단계: 달러와 금을 연계하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1944년에 브레튼우즈회의를 열어 새로운 국제통화제도를 논의했다. 이 회의에는 세계 44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 730명이나 참가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회의’라고 불릴 만큼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와 미국의 재무부 차관 화이트가 세기의 대결을 벌인 장이기도 했다. 케인스는 금의 탈화폐화 운동을 통해 ‘방코르’와 같은 초국가적 통화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금과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자고 주장했다. 반면, 화이트는 세계무역의 중심에 달러를 두고 금과 동의어가 되도록 만들고 싶었다.
거듭된 협상 끝에 ‘화이트 플랜’에 기초한 <브레튼우즈협정>이 통과되었다. 이 회의는 개인들의 힘겨루기일 뿐 아니라 국가와 국가 사이의 종합적 실력을 겨루는 일이기도 했다. 영국의 경제적 실력은 전쟁 중에 거의 바닥이 났지만, 미국은 전후에 세계 패권을 쥐어 필적할 만한 나라가 없었다.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면 달러가 가장 필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달러가 바로 금이었다. 이것이야말로 화이트가 최후의 승리를 거둔 가장 근본 원인이었다.
브레튼우즈체제는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달러와 금의 직접적인 연동이다. 둘째, 기타 회원국 통화를 달러와 연동시켜 고정환율 관계를 유지한다. 브레튼우즈체제는 ‘달러-금본위제’라고 불린다. 각국 통화는 달러를 통해야만 비로소 금과 연계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달러는 국제적인 결제 지불 수단이자 각국의 주요 준비 통화가 되었다.
 

 
3단계: 금을 완전히 퇴출하다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전국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새로운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더 이상 외국 정부가 보유한 달러를 자국의 금과 태환할 수 없게 만들었다. 스스로 만든 브레튼우즈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달러를 금과 연동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쟁으로 군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보유한 금보다 훨씬 많은 달러를 발행했다. 이에 달러가 평가절하하면서 달러 위기가 발생했고, 유럽 각국은 달러를 팔고 금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금 보유액도 대폭 감소했다. 이것이 닉슨 쇼크’의 배경이다. 

결국 1976년 국제통화기금은 자메이카협정을 체결해 지금의 국제통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 체제는 금의 비(非)화폐화를 추진하며 금과 각국 통화를 완전히 분리하고, 금이 환율 가격의 기반이 되지 못하게 했다. 또한 국제 기축통화의 다양화, 변동환율제의 합법화를 규정했다. 
자메이카 통화 체계의 탄생 때문에 달러의 지위가 약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와 필적할 수 없는 부속 통화에 불과했고 달러는 여전히 국제통화의 핵심이었다. 무엇보다 달러는 자유를 얻었다. 금의 구속에서 벗어난 미국은 달러를 무기로 세계경제를 진두지휘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실제로 금을 폐기하는 마지막 단계를 완성했다. 금은 국제통화체제에서 철저히 퇴출되면서 달러의 국제통화 패주의 지위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 이 포스팅은 <돈의 탄생>에서 발췌,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먀오옌보, 『돈의 탄생』


작은 부자는 경제 현상만 공부하지만
큰 부자는 “돈의 역사”를 공부한다!


돈의 기원부터 비트코인까지 
파란만장한 5,000년 화폐의 역사

역사가 시작된 이래 모든 경제활동의 핵심에는 ‘돈’이 있었다. 물물교환에 불편함을 느낀 인류는 지불수단으로 화폐를 발명했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금융 시스템은 정교하게 발전해갔다. 돈의 형태도 조개껍데기부터 구리, 금, 은, 종이, 플라스틱,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거듭했다. 역사적으로도 돈을 지배한 자는 승자가 된 반면, 거기서 밀려난 자는 실패자가 되었다. 로마제국은 화폐로 강성해졌고, 대항해시대에 세계의 은화를 독점한 서양은 동양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17세기 네덜란드, 18~19세기 영국, 20세기 미국이 세계 패권 국가로 올라선 배경에도 막강한 화폐 권력이 있었다. 이제 전 세계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달러를 대체할 세계 단일 통화를 꿈꾼다. 세계 단일 통화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화폐 형태를 띨 것이며, 달러에 밀렸던 금과 은이 본위화폐로 귀환할 전망이다.

『돈의 탄생』은 문명의 발생과 더불어 태어난 돈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미래 화폐는 어떻게 달라질지 파란만장한 5,000년 화폐의 역사를 살펴본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정치학, 역사학, 법학, 철학 등을 섭렵한 저자는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거의 모든 돈의 역사”를 담아냈다. 합적이고 입체적인 돈의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지적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화폐 흐름을 통찰하는 안목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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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탄생

저자 먀오옌보

출판 현대지성

발매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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