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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헬기 국산화의 첫 발 : 아틀라스 XH-1 알파(Atlas XH-1 Alpha)

GODblessus 2023. 9. 6. 18:00

공유] 남아공 헬기 국산화의 첫 발 : 아틀라스 XH-1 알파(Atlas XH-1 Alpha)

 realismhybrid  20시간 전

 

프리카 대륙 서쪽 남단 끝에 위치한 나미비아(Namibia)는 1884년부터 독일의 식민 통치를 받으며 착취 당하다가 1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하자 식민지 해체과정에서 영연방 국가인 남아공이 점유하여 또다시 70년간이나 악랄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에 시달리며 신음해야만 했다. 이리하여 독립을 요구하게 된 나미비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남서아프리카 인민기구(South West Africa People's Organization : SWAPO)가 창설되었고, 이들의 독립운동은 곧 무장 투쟁으로 이어지기에 이른다. SWAPO가 떨치고 일으킨 무장 독립운동은 아프리카 대륙 남서부에 들불처럼 번지며 1966년부터는 나미비아 독립 전쟁이 발발했고, UN의 중재도 막론하고 무단으로 차지한 영토를 내주지 않으려 하는 남아공 군대와 자유와 독립을 원한 남서아프리카 연맹군(나미비아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나미비아 카방고의 런두 비행장에서 철수 중인 남아공 공군의 헬리콥터(1989년 11월)

오랜 실전에 단련된 남아공 공군의 헬기 운용 경험은 전세계에서도 탑클래스에 해당된다.

 

무려 23년간이나 이어진 이 독립 전쟁은 전쟁 당사국인 남아공이 국제 여론에 굴복해 1990년 3월 2일에 나미비아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매듭지어졌다. 식민지 통치와 억압에 동원된 남아공 공군(South African Air Force : SAAF)은 이 독립 전쟁 동안 고정익 전술기들은 공습이나 폭격에 투입하는 한편 지상부대를 위한 근접지원을 제공했고, 회전익기들은 병력 수송을 주임무로 삼았지만 자신들이 가진 헬리콥터라는 플랫폼이 지형을 따라 낮게 비행하며 기동이 자유로워 지상의 목표들을 제압하는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무기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남아공 공군이 프랑스로부터 구입한 푸마(Aérospatiale Puma)와 알루엣(Aérospatiale Alouette)은 처음부터 전투용으로 개발된 기종들은 아니었지만 기나긴 전쟁 동안 다양한 개조를 받아 가며 무장 헬기로 사용되었고, 헬기 부대 지휘관들은 이에 어울리는 전술을 개발해나가면서 회전익기가 품고 있는 근접지원기로서의 가치에 눈을 떴다. 정작 이들의 문제는 임무 도중 소모되거나 노후화되는 공군 헬기들을 대체해야만 할 시기가 다가오는데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하여 신형 헬리콥터를 수입할 길이 끊겨버린 것이었다. 이에 무기 국산화 정책을 추진하던 남아공 정부와 SAAF 수뇌부는 독자적으로 국산 헬기를 조달하기로 결심했다.

 

​시험 비행 중인 XH-1 알파

 

이러한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일한 국영 항공산업체였던 아틀라스 에비에이션(Atlas Aviation : 현재의 Denel Aerospace Systems)에서 태어난 것이 공격 헬기 루이벌크(CSH-2 Rooivalk)이다. 그런데 아틀라스 개발진들은 남아공 공군의 주문으로 비무장 헬기에 장갑판을 붙이고 무장을 얼기설기 추가해준 개조 경험만 있었지 처음부터 회전익기를 개발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기에 앞서 일종의 개념 실증기가 필요함을 절감했다. 이리하여 루이벌크 프로젝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무릅쓰고 1981년 3월부터 설계를 시작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틀라스 XH-1 알파(Atlas XH-1 Alpha) 시제 공격 헬기였다.

 

알파 시제 공격 헬기의 기록 영상


XH-1은 제작비에 제한을 받고 있었던 탓에 가급적 기존 헬리콥터의 부품을 활용하여 만들게 되었고, 그래서 엔진 및 동력 계통은 알루엣 III에 달려 있던 뚤보메카 아흐뚜스드(Turbomeca Artouste) 터보샤프트 엔진과 3엽 메인 로터를 그대로 이용했으며 동체 일부도 알뜰하게 재활용했다. 공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중고 알루엣의 동체에 맞춰 제작된 조종석은 앞뒤 좌석에 단차가 있는 탠덤식으로 설계되었고 기수 아래쪽에는 독일제 MG151/20 기관포를 리틀톤 기공(Lyttelton Engineering Works : 나중에 Denel에 합병되어 Vector로 바뀜)에서 베껴 만들어낸 GA-1 래틀러(Rattler) 20mm 기관포 1문을 추가했다.

포구속도 720 m/sec.에 분당 750발이 발사되는 이 기관포는 전방석에 앉은 포수가 쓰고 있는 헬멧에 내장된 쿠크리 HMD(Kukri helmet-mounted sight)이 가리키는대로 상하좌우로 선회되는 터렛에 수용되었는데, 이것을 전동 모터로 움직이는 구동장치는 후방석 아래쪽에 내장되었으며 1,000발의 20mm 포탄이 장전된 매거진은 동체 하부 공간에 들어가게끔 어레인지 되었다. 이 터렛은 좌우로는 120도, 그리고 위로는 10도, 아래로는 60도까지 사격 범위를 가지고 있었고, 처음 제시된 20mm 기관포가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7.62mm 기관총 4정을 대신 달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배려되었지만, 이 변형 무장은 실제로는 시험되지 않았다. 원래 달려 있던 썰매식 착륙 장치는 무장 탑재로 인하여 발진시 활주 이륙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잦을 것이므로 떼어내고 고정바퀴식으로 변경되었다.

 

남아공 자체 개발 헬기 1호인 XH-1 알파

XH-1은 1985년 2월 3일에 첫 비행을 실시했다. 이미 군으로부터 신뢰성을 입증받은 알루엣 기반 헬기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개발진들이 양력 중심을 고려해 테일 붐을 재설계한 것이 주효했는지 시험 비행을 하는 동안 알파의 기본적인 비행 성능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완성된 아틀라스 알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다양한 환경에 특화된 공격 헬기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엄격한 비행 시험 프로그램에 투입되었다. 이 시험 결과는 아틀라스가 XH-1에 이어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군을 위해 개발된 공격 헬기 XH-2 루이벌크의 개발과 발달에 반영되며 많은 공헌을 했고, 시제기 이전에 실증기를 만드는 투자비용을 납득하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물론, 알루엣을 개조한 XH-1 알파와 처음부터 새로 개발된 루이벌크는 공용 부품도 거의 없고 체급을 비롯하여 비행 성능까지 판이하게 다른 기체였지만, XH-1의 제작 과정과 실험 운용에서 얻은 데이터를  충실히 반영하여 개발된 기체였다. 기술 실증기로서 오직 단 1대만 제작된 XH-1는 1980년대 말까지 시험을 받다가 퇴역했고, 그 후 포트 엘리자베스 공항에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군 박물관(South African Air Force Museum)에 넘겨져 현재는 공항 이용객들을 포함한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도록 실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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