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美-사우디, '한미동맹' 수준 방위조약 논의" "美 의회 설득하기 위해 이스라엘도 포함하는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AFP=뉴스1 ⓒNews1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도 안보 협정을 맺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사우디 간 국교 수립을 위해 힘써 왔는데 이를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사우디 정상화를 달성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할 만큼 포괄적인 두 안보 협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보 협정에는 아직 협상할 부분이 많고, 회담이 결렬될 여지도 있지만 관계자들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9일 미국과 사우디가 군사 협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NYT는 "미국과 사우디 관리들은 미국과 한·일이 맺었던 안보 조약과 유사한 군사 조약의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며 "양국은 (이 조약을)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 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확고한 국방 보장, 최고 수준의 미국 무기에 대한 접근, 원자력 부문 건설 지원을 요청했다.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 양보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전이 더 필요하다.
미국은 사우디에 안보 유대 강화의 대가로 민감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억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미국과 사우디의 군사 협력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미 의회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미 고위급 의원들이 사우디를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것.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8년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데다 권력 강화를 위해 피의 숙청을 이어가며 각종 인권 침해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미 의회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와 이스라엘 안보 협정을 동일한 패키지의 일부로 취급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미국과 공식적인 방위 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자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사우디-이스라엘 간 수교를 중재해 왔다. 사우디가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양국은 현재 미수교 상태에 머물러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동 지역에서 외교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