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울음소리만으로 상대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랑이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내는 초저주파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근육을 진동시켜 얼어붙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동물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동물음향학자인 엘리자베스 폰 무겐탈러(Elizabeth von Muggenthaler)씨는 지난 7일 미국 음향학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무겐탈러씨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육식동물 보호구역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리버뱅크스 동물원에 있는 24마리 호랑이를 대상으로 으르렁거리는 소리, 식식거리는 소리 등 호랑이가 내는 모든 소리를 녹음했다. 연구팀은 이 소리들을 분석한 결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인 20㎐∼20,000㎐의 소리와 함께 18㎐ 이하의 초저주파도 있음을 알게 됐다. 소리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더 멀리 전파된다. 그래서 호랑이의 울음소리는 멀리 떨어진 숲에서도 들을 수 있다. 무겐탈러씨는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호랑이 울음소리를 들으면 몸이 들썩이며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갖는 이유가 온몸을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와 바로 이런 초저주파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초저주파는 사람에겐 낯설지만 자연계에선 그리 새로운 게 아니다. 발정한 코끼리 암컷이 수컷을 부를 때 내는 소리는 주파수가 너무 낮아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밀림을 통과해 수km까지 전달된다. 또 고래나 코뿔소도 초저주파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룡이 초저주파를 냈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난 95년 7,500만 년 전에 살았던 파라사우롤로포스의 화석 볏뼈를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분석해 입체모형을 만든 적이 있다. 이 모형에 공기를 불어넣었더니 트롬본처럼 매우 주파수가 낮은 묵직한 소리가 난 것이다. 무겐탈러씨는 호랑이의 울음소리에 대한 연구가 멸종위기에 빠진 호랑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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