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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의 매력이 재판에 미치는 영향 도서 발췌 / 도서 관련

GODblessus 2023. 9. 5. 17:52
 
 




  고대 그리스에서 프린느라는 여성이 신성 모독죄로 사형에 처해질 위기에 처하자 그녀의 연인 히페레이데스는 직접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나섰다. 그녀와 함께 재판정에 선 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론을 늘어놓는 대신 법정에 선 그녀의 옷을 벗긴 후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


"이 아름다운 여인을 벌할 자는 누구인가?"


  이는 그녀의 미모가 그리스 전역에 이름을 알릴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히페레이데스가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고자 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행동은 어떠한 변론보다 효과적이었다. 그녀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재판관들이 그녀에게 죄를 묻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프린느의 재판은 매우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피고인의 매력은 재판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미국의 성 안셀름 대학 심리학과에서는 피고인의 매력이 배심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모의재판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배심원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절반의 배심원들 앞에는 곱게 화장을 한 매력적인 여성을 나머지 절반의 배심원들 앞에는 매력과는 거리가 먼 여성을 피고인으로 등장시켰다.






  그 외에는 모든 조건이 똑같았다.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는 재판이라 배심원들은 판결에 신중을 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배심원들의 판단은 달랐다. 매력적인 피고가 유죄라고 생각한 사람은 평균 4.3명인데 반해 덜 매력적인 피고를 유죄라고 판단한 사람은 6.5명으로 그 수가 2명 이상 많았다. 배심원들이 매력적인 피고인에게는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는 배심원들에게 '저렇게 매력적인 여자가 죄를 저질렀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작용한 결과였다.






  배심원들은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피고인이 매력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무시할 경우, 위의 사례처럼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출처 : 나를 뛰어넘는 도전(2008), 여현덕 저, 중앙북스/ Look Back(2015), 이민영, 라이스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