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최순실이 F-15를 F-35로 기종 변경하는 과정에서 관여했다고?

GODblessus 2023. 11. 5. 09:45
2016년 11월 1일자 신문들은 최순실이 공군이 구입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F-15 전투기가 F-35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일까?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아니라고 100%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당시 공군 요원들이 구입 예정되어 있던 F-15 대신 F-35를 열렬히 원하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기종 변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같은 점에서 보면 이처럼 기종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최순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영향력을 행사했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이 부분과 관련하여 최순실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시 한국군이 F-15 전투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던 주요 이유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 목적으로 배정되어 있던 공군예산으로는 F-35를 구입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공군 요원들은 차세대 전투기로 스텔스 기능을 구비하고 있는 F-35를 원하고 있었다. F-35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상황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F-15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한국공군의 현실과 관련하여 공군의 대부분 요원들은 심각한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13년 9월 6일 연세대학교와 공군이 공동으로 주최한 항공력발전 세미나에서 분명히 목격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 와중에서 F-15를 F-35로 기종 변경했는데 이는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사실 필자가 네이버 블로그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배경도 차세대 전투기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던 F-15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한국공군의 현실이 너무나 비참했기 때문이었다. 2013년 9월6일의 항공력 세미나를 마치고 귀가한 필자는 "안타까운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국방부장관이 특정군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란 제목의 글을 9월 7일에는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왜 스텔스기이어야 하는가?"란 제목의 글에 더불어 "한국공군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 북한 지상군 위협 대비 전력 건설의 허구성(1)"란 제목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방문해주었다.


2013년 9월6일의 연세대학교와 공군 주관 항공력세미나에서는 당연히 기종 선정 문제가 중점적으로 거론되었다. 당시 공군은 F-15로 의견을 정한 상태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형철 공군참모차장은 "공군은 이미 F-15로 마음을 정한 상태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공군본부 전투발전단장인 안재봉 준장은 F-15로 구입해야 하는 논리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세미나의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었다. 공군이 힘이 없어, 당시를 기준으로 몇 천 억 예산이 부족하여 한반도 방위 측면에서 필수적이며 한국공군이 진정 원하고 있는 F-35가 아니고 F-15로 공군본부가 울며 겨자먹기로 마음을 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보면서 필자는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필자가 본격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당시의 세미나였다. 그 날(2013년 9월 6일) 저녁 필자는 "안타까운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국방부장관이 특정군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늘날의 전쟁에서 항공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몇 천 억이 부족하여 F-15를 결정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실책으로 기록될 것이란 점을 언급했다. 해군과 육군의 경우 매년 과도하게 배정되는 예산을 사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자군의 임무와 역할도 아닌 공중작전 수행을 염두에 둔 항공무기를 대거 구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반면 정작 자신의 주요 임무인 공중작전 수행 측면에서 기본적인 부분인 전투기조차 예산이 부족하여 구입할 수 없는 한국공군의 현실을 비판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육군 출신 국방부장관들이 국방예산을 나누어먹기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1960년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공군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팬텀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다음날(9월7일) 필자는 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왜 스텔스기이어야 하는가?”란 글을 올렸다. 일본과 중국이 스텔스기를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 공중에서는 기술 능력 측면에서 한끝발만 뒤져도 전투 결과가 결정된다는 사실, 따라서 독도와 이어도에서의 가상 분쟁을 고려하는 경우 스텔스기가 필수적이란 사실을 언급했다. 북한과의 전쟁 측면에서 또한 전자전기, 대공제압기 등 다수 지원기들의 지원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단독으로 비행이 가능한 F-35와 같은 스텔스기가 한반도 방위 측면에서 필수적이란 사실을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2013 9 7, “한국공군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 북한 지상군 위협 대비 전력 건설의 허구성(1)”이란 제목이 글에서는 예산 몇 천 억이 없어 한반도 방위 측면에서 필수적인 F-35가 아니고 구시대 전투기인 F-15를 결정해야 하는 반면 해군과 육군의 비효율적인 전력 건설 현황을 상세히 언급했다.
 
2013년 9월 12일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왜 F-35를 구입해야 하는지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2013년 9월 15일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은 차세대 전투기로 F-35를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했다.


이 같은 사실 외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서신을 보낸 공군 출신들도 없지 않았다. 예를 들면 예비역 공군준장 이문호와 같은 분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성우회장으로 재직해 있을 당시 기무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육군 대장 고명승은 F-15를 F-35로 바꾸는 문제를 성우회 부회장 예비역 공군중장 박성국 등과 협의하여 안보실장 김장수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박성국 장군은 성우회에서 F-35 문제를 처음 거론한 것이 역대 공군참모총장이 언론에 보도한 시점보다 2-3일 먼저라고 필자에게 말했다. 9월 10일경이란 것이다.


2013년 추석은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9월 19, 20, 21, 22일)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런데 추석날인 9월 20일 필자는 당시 세종연구소 소장이던 예비역 공군준장 S 박사로부터 왜 차세대전투기가 F-15가 아니고 F-35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개조식으로 긴급히 작성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 작성해주었다. 9월 22일 일요일 필자는 공사 동기생 예비역 공군대령 김종철 부부와 부부 동반으로 북한산을 등산했다. 김종철은 전역 후 모 전투비행단에 근무하고 있었다. 비행단 조종사들은 모두 F-35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F-15로 결정되는 경우 이처럼 결정한 사람들이 그 후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 필자는 세종연구소장이 F-35 필요성과 관련하여 필자에게 요구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 후 하루 뒤인 월요일(9월 23일) 차세대 전투기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바로 다음날인 9월 24일 차세대 전투기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35로 결정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차세대 전투기를 F-15에서 F-35로 기종 변경한 것은 한국공군의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간주되어야 할 부분이다. 실재로 필자는 상기 글에서 F-15를 구입하는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 권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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