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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규 무관세 수입 땐 한우농가 직격탄”

GODblessus 2023. 9. 16. 15:02

“일본 와규 무관세 수입 땐 한우농가 직격탄”

입력2022.04.18. 오전 4:0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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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인터뷰

정부 CPTPP 가입 추진에 우려 목소리

“자국 산업 보호 장치 먼저 만들어야”

정부가 지난 15일 가입 추진을 공식 선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찬성하는 농어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첫발을 들였을 때만큼이나 농어민 반발이 거세다. 한우농가도 상황이 비슷하다. 특히 CPTPP 가입 시 일본과 경쟁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전국한우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삼주(사진) 전국한우협회장은 “일본 와규가 수입되면 한우농가가 직격타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농어민이 우려하는 건 CPTPP의 농축수산물 개방률이 기존에 체결한 FTA보다 높다는 점이다. CPTPP 회원국 간 개방률은 95%로 사실상 대부분 품목의 관세가 철폐된다.

김 회장은 CPTPP 11개 회원국 중 일본을 가장 경계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식문화가 비슷하다 보니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홍콩에 수출되는 한우와 와규 가격을 비교해 보면 와규가 더 싸다. 한국에 무관세 수입 시 농가가 피해를 입을 거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만들고 그 후에 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정부가 농어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로지 질병 방역 정책과 규제만 하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 수립은 손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모른다는 점이 농어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CPTPP 공청회를 통해 가입 시 국내 농·축·수산물 피해 규모가 853억~44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 카드나 마찬가지인 개별 품목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들어 소 가격이 급락하는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한 점도 우려를 키운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CPTPP까지 추진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마리 당 1000만원 안팎까지 뛰어올랐던 한우 도매가격은 이달 들어 8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밀·옥수수 가격이 오르며 사료 가격도 급등세다. 김 회장은 “올 초부터 이달까지 사료 가격이 35~40% 올랐고 하반기에는 최소 25% 더 오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소 한 마리 팔면 300만원이 적자다”며 “50마리 미만으로 사육하는 소농이 80%다. 자국 산업 보호 정책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신준섭 기자(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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