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규 무관세 수입 땐 한우농가 직격탄”
입력2022.04.18. 오전 4:0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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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5일 가입 추진을 공식 선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찬성하는 농어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에 첫발을 들였을 때만큼이나 농어민 반발이 거세다. 한우농가도 상황이 비슷하다. 특히 CPTPP 가입 시 일본과 경쟁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전국한우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삼주(사진) 전국한우협회장은 “일본 와규가 수입되면 한우농가가 직격타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농어민이 우려하는 건 CPTPP의 농축수산물 개방률이 기존에 체결한 FTA보다 높다는 점이다. CPTPP 회원국 간 개방률은 95%로 사실상 대부분 품목의 관세가 철폐된다.
김 회장은 CPTPP 11개 회원국 중 일본을 가장 경계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식문화가 비슷하다 보니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홍콩에 수출되는 한우와 와규 가격을 비교해 보면 와규가 더 싸다. 한국에 무관세 수입 시 농가가 피해를 입을 거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만들고 그 후에 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정부가 농어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로지 질병 방역 정책과 규제만 하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 수립은 손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모른다는 점이 농어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CPTPP 공청회를 통해 가입 시 국내 농·축·수산물 피해 규모가 853억~44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 카드나 마찬가지인 개별 품목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들어 소 가격이 급락하는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한 점도 우려를 키운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CPTPP까지 추진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마리 당 1000만원 안팎까지 뛰어올랐던 한우 도매가격은 이달 들어 8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밀·옥수수 가격이 오르며 사료 가격도 급등세다. 김 회장은 “올 초부터 이달까지 사료 가격이 35~40% 올랐고 하반기에는 최소 25% 더 오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소 한 마리 팔면 300만원이 적자다”며 “50마리 미만으로 사육하는 소농이 80%다. 자국 산업 보호 정책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신준섭 기자(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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